준비가 되면 시작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조금 더 공부하고 나서.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아이들이 크고 나면. 이 일이 마무리되고 나면. 돈이 좀 더 모이면.그 '조금'과 '나면'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몇 년이 지나 있다. 하고 싶었던 것은 여전히 하지 못한 채로.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나 같은 사람이 감히."단테도 그랬다.지옥의 입구 앞에서, 스승 베르길리우스가 말했다."자, 이제 가야 한다."그러자 단테가 멈춰 섰다. 그리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하지만 왜 제가 가야 합니까. 아이네아스도 아니고, 바울도 아닌 제가. 그런 여행을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저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신곡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간적인 순간 중 하나다. 위대한 서사시의 주인공이, 첫 발걸음을 떼기도 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