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소개/세계문학 들여다 보기

레프 톨스토이『예술이란 무엇인가』

by 책으로떠나는여행 2025. 10. 17.

예술의 본질에 대한 급진적 질문과 파괴적 답변

모든 예술을 부정하고 새로운 예술을 요구한 노(老) 톨스토이의 선언 『예술이란 무엇인가』


작가의 삶

레프 톨스토이(Lev Nikolaevich Tolstoy, 1828~1910)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로 세계 문학의 정점에 올랐지만, 50대 이후 심각한 정신적 위기를 겪는다. 명예도, 부도, 가족도 있었지만 그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그는 종교적 각성을 경험하고, 이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과거를 부정한다. 귀족으로서의 삶, 사유재산, 심지어 자신이 쓴 위대한 소설들까지. 그는 농민처럼 살고자 했고, 채식주의자가 되었으며, 모든 저작권을 포기했다. 이것이 아내 소피아와의 갈등의 원인이 되었고, 결국 82세에 가출하여 기차역에서 생을 마감한다.

『예술이란 무엇인가』(1897)는 이 시기에 쓰인 책이다. 70세 가까운 나이에 톨스토이는 예술의 본질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놀랍게도 자신을 포함한 거의 모든 예술을 부정한다. 이 책은 예술론이지만, 동시에 톨스토이 자신의 고백이자 참회록이다.


명작 비하인드

자기 부정의 극단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톨스토이는 충격적인 주장을 한다. 셰익스피어는 과대평가되었고,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은 나쁜 예술이며, 자신의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도 진정한 예술이 아니라고.

세계 최고의 소설가가 자신의 걸작을 부정한다. 이것은 겸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톨스토이는 과거의 자신을 철저히 부정했다.

당시 비평가들은 이 책을 "노인의 망상", "천재의 몰락"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확신했다. 예술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며, 근본적 혁명이 필요하다고.

흥미롭게도 이 책은 출판되자마자 러시아에서 검열당했다. 너무 급진적이고 위험한 사상이라는 이유였다. 톨스토이는 오히려 기뻐했다. "진실은 항상 권력을 위협한다"고.


주요 내용

예술에 대한 기존 정의들은 모두 틀렸다

톨스토이는 먼저 예술에 대한 기존의 모든 정의를 파괴한다.

"예술은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가? 정의할 수 없는 것을 기준으로 예술을 정의할 수는 없다.

"예술은 쾌락을 준다"? 맛있는 음식도 쾌락을 준다. 그렇다면 요리사도 예술가인가?

"예술은 천재의 표현이다"? 천재가 무엇인가? 이것도 설명할 수 없는 개념이다.

톨스토이는 말한다. 기존의 예술론은 모두 순환논리이거나 공허한 말장난이라고. 예술을 정의하기 위해 더 모호한 개념을 사용한다고.

그렇다면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은 감정의 전달이다

톨스토이의 답은 단순하다.

"예술이란 한 사람이 경험한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인간 활동이다."

작가가 기쁨을 느꼈다면, 그것을 표현하여 독자도 같은 기쁨을 느끼게 한다. 화가가 슬픔을 경험했다면, 그림을 통해 관람자도 슬픔을 느낀다. 이것이 예술이다.

핵심은 전달이다. 감정이 전달되지 않으면 예술이 아니다. 아무리 기교가 뛰어나도, 아무리 복잡해도, 감정이 전달되지 않으면 그것은 예술이 아니다.

톨스토이는 예를 든다. 소년이 늑대를 만나 두려움을 느꼈고, 그 경험을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하여 그들도 같은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면, 이것이 예술이다.

간단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 간단한 정의가 모든 것을 뒤집는다.

좋은 예술과 나쁜 예술

톨스토이는 예술을 두 가지 기준으로 평가한다.

첫째, 감정이 전달되는가?

전달되면 예술이고, 전달되지 않으면 예술이 아니다. 아무리 유명한 작품이라도 감정이 전달되지 않으면 가짜 예술이다.

둘째, 어떤 감정을 전달하는가?

톨스토이는 말한다. 모든 감정이 다 가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인간을 결합시키는 감정은 좋고, 분리시키는 감정은 나쁘다.

좋은 예술은 인류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을 전달한다. 사랑, 연민, 기쁨, 경건함. 이런 감정은 누구나 이해하고, 인간을 하나로 만든다.

나쁜 예술은 특정 계급이나 집단만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을 전달한다. 그것은 인간을 분리시키고, 엘리트와 대중을 나눈다.

대부분의 현대 예술은 가짜다

톨스토이는 선언한다. 현대 예술의 대부분은 가짜라고.

왜? 감정을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페라를 예로 들어보자. 무대에는 화려한 의상을 입은 가수들이 있고,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며, 관객들은 박수를 친다. 하지만 진짜 감정이 전달되는가?

톨스토이는 말한다. 아니라고. 관객들은 "이것이 예술이다"라고 교육받았기에 박수칠 뿐이다. 실제로는 지루하고, 이해할 수 없으며,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

베토벤의 9번 교향곡도 마찬가지다. 너무 복잡하고, 너무 길며, 보통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 오직 음악 교육을 받은 엘리트만이 "이해하는 척"할 뿐이다.

셰익스피어도 과대평가되었다. 그의 작품은 인위적이고, 등장인물들은 비현실적이며,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작품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한다. 『전쟁과 평화』는 귀족들의 이야기다. 농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진정한 예술이 아니다.

진정한 예술이란

톨스토이는 제시한다. 진정한 예술의 조건을.

1. 단순해야 한다.

복잡한 것은 전달을 방해한다. 아이도, 농민도, 교육받지 못한 사람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2. 보편적이어야 한다.

특정 계급, 특정 문화, 특정 시대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류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3. 진실해야 한다.

작가가 실제로 느낀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 꾸며내거나 흉내 낸 감정은 전달되지 않는다.

4. 형제애를 증진해야 한다.

인간을 하나로 만드는 감정, 사랑과 연민과 기쁨을 전달해야 한다.

톨스토이가 예로 드는 진정한 예술은 무엇인가? 민요, 민화, 민담. 그리고 성경 이야기, 예수의 비유,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톨스토이가 우리에게 남긴 것

톨스토이는 파괴자이자 예언자였다.

그는 예술의 모든 권위를 파괴했다. 유명하다고, 복잡하다고, 전문가들이 칭찬한다고 해서 예술이 아니라고. 진정한 기준은 단 하나, 감정이 전달되는가.

톨스토이가 진정으로 파괴하고 싶었던 것은 예술의 엘리트주의였다. 예술이 소수의 특권이 되고, 대중과 분리되며, 인간을 나누는 도구가 되는 것.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이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 정말 당신에게 감정을 전달하는가? 아니면 당신도 '이해하는 척'하고 있을 뿐인가?

예술의 엘리트주의

톨스토이의 가장 날카로운 비판은 예술의 계급화다.

현대 예술은 부자들의 오락이 되었다. 오페라 하우스, 미술관, 콘서트홀. 이 모든 것은 부자들을 위한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입장료도 낼 수 없고, 설령 들어가도 이해할 수 없다.

더 나쁜 것은, 이것이 의도된 것이라는 점이다. 예술은 일부러 복잡하고 난해하게 만들어진다. 왜?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나는 이 교향곡을 이해한다. 너는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나는 너보다 우월하다."

톨스토이는 분노한다. 이것은 예술이 아니라 사기라고. 예술은 인간을 하나로 만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나누고 있다고.

당신은 어떤가? 당신도 "고급 예술"을 이해한다며 우월감을 느끼지 않는가?

감정의 진실성

톨스토이는 강조한다. 예술가는 진실해야 한다고.

작가가 실제로 느낀 감정만이 전달된다. 흉내 낸 감정, 과장된 감정, 유행하는 감정은 전달되지 않는다.

현대 예술가들은 무엇을 하는가? 시장을 보고, 비평가를 의식하며, 유행을 따라간다. 그들은 "팔리는 감정"을 만들어낸다.

톨스토이는 말한다. 이것은 매춘과 같다고. 진짜 사랑이 아니라 돈을 위한 행위.

진정한 예술가는 자신이 느낀 것을 표현해야 한다. 성공하든 안 하든, 이해받든 안 받든. 그것만이 진실한 예술이다.

당신이 만드는 것은? 당신이 정말 느낀 것인가, 아니면 남들이 원하는 것인가?

복잡함의 폭력

톨스토이는 비판한다. 현대 예술은 너무 복잡하다고.

베토벤의 교향곡을 이해하려면 수년의 음악 교육이 필요하다. 현대 소설을 읽으려면 문학 이론을 알아야 한다. 현대 미술을 보려면 미술사를 공부해야 한다.

이것이 정상인가?

톨스토이는 묻는다. 만약 예술이 감정의 전달이라면, 왜 이렇게 복잡한가? 감정은 단순하다. 기쁨, 슬픔, 사랑, 두려움. 아이도 느낀다. 왜 그것을 전달하는 데 교육이 필요한가?

답은 간단하다. 복잡함은 배제의 도구다. "이것을 이해 못 하면 너는 무식하다"는 메시지.

톨스토이는 주장한다. 진정한 예술은 단순하다고. 민요를 들어보라. 누구나 이해한다. 누구나 감동받는다. 이것이 진짜 예술이다.

당신이 이해 못 하는 예술, 정말 당신이 무식해서인가? 아니면 그 예술이 실패한 것인가?

예술의 도덕적 책임

톨스토이는 주장한다. 예술은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예술은 중립적이지 않다. 예술은 감정을 전달하고, 감정은 행동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예술가는 어떤 감정을 전달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현대 예술은 무엇을 전달하는가? 육욕, 허영, 지루함, 허무주의. 이런 감정들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톨스토이는 말한다. 예술은 인간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고. 사랑, 연민, 형제애를 증진해야 한다고.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개념을 톨스토이는 거부한다. 예술은 목적이 있어야 한다. 인류를 하나로 만드는 것.

당신은 동의하는가? 예술이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아니면 예술은 자유로워야 한다고?

자기 부정의 용기

톨스토이는 70세에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한다.

귀족으로서의 삶, 명성, 부, 심지어 자신의 걸작까지. 이것은 미친 짓인가, 용기인가?

톨스토이에게는 진실이 명성보다 중요했다.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평생 잘못 살았다고. 그리고 인정했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현대 예술가들은 무엇을 하는가? 한번 성공하면 같은 방식을 반복한다. 시장이 원하는 것을 만든다. 자신의 브랜드를 지킨다.

톨스토이는 다르다. 그는 자신의 브랜드를 파괴했다. 모든 것을 다시 생각했다. 새로운 답을 찾았다.

이것이 진정한 예술가의 태도다. 안주하지 않고, 계속 질문하며, 필요하다면 자신을 부정하는.

당신은 할 수 있는가? 당신이 쌓아온 것을 부정할 수 있는가?

보편성의 추구

톨스토이가 요구하는 것은 보편성이다.

러시아 농민도, 중국 노동자도, 아프리카 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예술. 이것이 진정한 예술이다.

하지만 이것은 가능한가? 모든 문화, 모든 계급, 모든 시대가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이 있는가?

톨스토이는 말한다. 있다고. 사랑, 연민, 기쁨, 슬픔. 이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낀다.

현대 예술은 특수성을 추구한다. 독특함, 개성, 차이. 하지만 톨스토이는 반대한다. 차이는 우리를 나눈다. 예술은 우리를 연결해야 한다.

어느 쪽이 옳은가? 예술은 보편적이어야 하는가, 개성적이어야 하는가?

껍데기를 깬 자의 고독

톨스토이는 모든 껍데기를 깼다.

예술에 대한 기존의 관념, 명성, 권위,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

하지만 그 대가는 고독이었다. 아내는 그를 이해하지 못했고, 비평가들은 그를 비웃었으며, 대중은 그를 외면했다.

82세의 톨스토이는 집을 나와 기차역에서 죽는다. 그는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켰지만, 그것은 외로운 죽음으로 이어졌다.

이것이 진리를 추구하는 자의 운명인가? 모든 것을 의심하고, 모든 것을 깨고, 모든 것과 싸우다가 결국 혼자 남는 것?

톨스토이는 후회했을까? 아마 아니었을 것이다. 그에게는 진실이 모든 것보다 중요했다.

당신은? 당신은 진실을 위해 고독을 견딜 수 있는가?


톨스토이는 우리에게 가장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 정말 예술인가? 당신은 진짜 감동받는가, 아니면 감동받는 척하는가?

그는 파괴한다. 명성, 권위, 복잡함, 엘리트주의. 이 모든 것을 벗겨내고 묻는다. 감정이 전달되는가?

『예술이란 무엇인가』는 편안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당신의 취향을, 당신의 지식을, 당신의 우월감을 공격한다. 당신이 좋아하는 예술을 "가짜"라고 말한다.

하지만 톨스토이의 질문은 피할 수 없다. 예술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소수의 엘리트인가, 모든 인류인가? 예술의 목적은 무엇인가? 즐거움인가, 인간의 연결인가?

톨스토이가 제시한 답이 옳은지는 논쟁적이다. 많은 이들이 그의 견해를 극단적이고 순진하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그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당신이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 당신에게 진짜 무언가를 전달하는가? 아니면 당신도 '이해하는 척' 하면서 껍데기 안에 갇혀 있는가? 톨스토이처럼 모든 것을 의심할 용기가 있는가? 그리고 그 의심의 끝에서 고독을 견딜 수 있는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