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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고전음악산책

마리아 주앙 피레스 · 장대한 여행

by 책으로떠나는여행 2026. 5. 10.

 

고전음악산책 · Album Essay

마리아 주앙 피레스 · 장대한 여행

Maria João Pires — Le Voyage Magnifique
Schubert: Impromptus Op. 90 · Op. 142 · Klavierstücke D. 946 · Deutsche Grammophon

MARIA JOÃO PIRES
Le Voyage
Magnifique
Schubert · Impromptus
Deutsche Grammophon
Le Voyage Magnifique
장대한 여행

피아노 · 마리아 주앙 피레스 (Maria João Pires)
레이블: Deutsche Grammophon
수록 작품: 즉흥곡 Op. 90 (4곡) · Op. 142 (4곡)
             알레그레토 D. 915 · 피아노 소품 D. 946 (3곡)

수록 시간: 약 127분 (2CD) · 12곡

🏅 Deutsche Grammophon

즉흥이라는 이름의 고백

'즉흥곡(卽興曲)'이라는 이름은 조금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즉흥적으로, 그 순간에 만들어낸 음악이라는 뜻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슈베르트의 즉흥곡은 다릅니다. 치밀하게 구성된 형식 위에, 마치 아무것도 미리 계획하지 않은 것처럼 흘러나오는 서정—그것이 즉흥곡입니다. 자연스러움이 가장 어려운 예술입니다.

슈베르트는 생의 마지막 2년인 1827년과 1828년에 이 즉흥곡들을 썼습니다. 피아노 소나타의 엄격한 형식보다 더 자유롭고, 짧은 춤곡보다는 훨씬 깊은 이 작품들은 슈베르트의 내면이 가장 솔직하게 드러나는 음악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리고 피레스는 이 음반에 《르 보야주 마니피크(Le Voyage Magnifique)》—'장대한 여행'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슈베르트의 즉흥곡들을 하나의 긴 여행으로 듣겠다는 선언입니다.

"슈베르트의 즉흥곡은 단순한 소품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의 일기입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전혀 다른 감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마리아 주앙 피레스, 앨범 인터뷰 중

수록 작품 안내 · 세 작품군

Op. 90, D. 899 (1827) · 4곡
즉흥곡 4곡 — 첫 번째 묶음
슈베르트가 생전에 출판을 시도한 유일한 즉흥곡 묶음. 3번 내림 사장조의 아르페지오가 특히 유명하며, 이 앨범 최다 재생 곡. 1번의 11분짜리 장대한 스케일도 압권.
Op. 142, D. 935 (1827) · 4곡
즉흥곡 4곡 — 두 번째 묶음
슈베르트 사후 출판된 네 곡. 1번의 12분, 3번의 13분 변주곡처럼 각 곡이 훨씬 크고 깊다. 전체를 하나의 교향곡처럼 듣는 것이 올바른 감상법.
알레그레토 D. 915 (1827)
알레그레토 다단조 — 고독한 소품
Op. 90과 Op. 142 사이에 삽입된 짧은 소품. 즉흥곡들의 화려함 사이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는 순간처럼, 이 5분 41초가 앨범의 호흡을 조절한다.
피아노 소품 D. 946 (1828) · 3곡
3개의 피아노 소품 — 마지막 언어
슈베르트가 죽기 몇 달 전 쓴 작품. 브람스가 사후 출판했다. 1번 14분 48초, 2번 12분 29초—소품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대작들.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언어.

수록곡 전체 목록

# 곡명 · 조성 · 빠르기 시간
즉흥곡 Op. 90, D. 899 — 4 Impromptus (1827)
1
즉흥곡 No. 1 다단조 — Allegro molto moderato
Impromptu No. 1 in C minor, Op. 90 No. 1
▶ 7.9천 회 재생
★ 11분 05초의 장대한 서막 —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여정
11:05
2
즉흥곡 No. 2 내림 마장조 — Allegro
Impromptu No. 2 in E♭ major, Op. 90 No. 2
▶ 3.9만 회 재생
★ 쉼없이 흐르는 세잇단음표의 물결
4:46
3
즉흥곡 No. 3 내림 사장조 — Andante
Impromptu No. 3 in G♭ major, Op. 90 No. 3
▶ 45만 회 재생
★★ 이 앨범 압도적 최다 재생 · 슈베르트 즉흥곡의 대명사
5:50
4
즉흥곡 No. 4 내림 가장조 — Allegretto
Impromptu No. 4 in A♭ major, Op. 90 No. 4
▶ 4.5만 회 재생
★ 7분 49초의 우아한 마무리 — 춤과 명상 사이
7:49
알레그레토 D. 915 (1827) — 간주곡처럼
5
알레그레토 다단조 D. 915
Allegretto in C minor, D. 915
▶ 3.5만 회 재생
★ 두 묶음 사이의 고독한 숨표 — 5분 41초
5:41
즉흥곡 Op. 142, D. 935 — 4 Impromptus (1827, 사후 출판)
6
즉흥곡 No. 1 바단조 — Allegro moderato
Impromptu No. 1 in F minor, Op. 142 No. 1
▶ 4.9만 회 재생
★ 12분 25초 — Op. 142 서막의 웅장한 드라마
12:25
7
즉흥곡 No. 2 내림 가장조 — Allegretto
Impromptu No. 2 in A♭ major, Op. 142 No. 2
▶ 1.6만 회 재생
7:58
8
즉흥곡 No. 3 내림 나장조 — 주제와 변주 (Andante)
Impromptu No. 3 in B♭ major, Op. 142 No. 3 — Andante with Variations
▶ 10만 회 재생
★ 13분 04초의 변주 대작 — Op. 142의 정점
13:04
9
즉흥곡 No. 4 바단조 — Allegro scherzando
Impromptu No. 4 in F minor, Op. 142 No. 4
▶ 4.6천 회 재생
6:35
3개의 피아노 소품 D. 946 (1828, 브람스 사후 출판) — Klavierstücke
10
피아노 소품 No. 1 내림 마단조 — Allegro assai
Klavierstück No. 1 in E♭ minor, D. 946
▶ 1.2만 회 재생
★ 14분 48초 —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언어 중 가장 긴 곡
14:48
11
피아노 소품 No. 2 내림 마장조 — Allegretto
Klavierstück No. 2 in E♭ major, D. 946
▶ 1.7만 회 재생
★ 12분 29초 — 단조에서 장조로, 어둠 속 빛의 순간
12:29
12
피아노 소품 No. 3 다장조 — Allegro
Klavierstück No. 3 in C major, D. 946
★ 여행의 마지막 — 다장조의 조용한 도착
약 5:30
총 12곡 · 약 127분 (2CD) · Op. 90 · Op. 142 · D. 915 · D. 946

꼭 들어야 할 곡 · 감상 가이드

127분짜리 이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긴 여행입니다. 피레스가 '장대한 여행'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분을 위해 다섯 곡의 길을 먼저 냅니다.

1
즉흥곡 Op. 90 No. 3 내림 사장조 (D. 899)
▶ 45만 회 재생 · 5분 50초
이 앨범에서 가장 먼저 들어야 할 곡입니다. 오른손의 아르페지오가 끊임없이 흘러가는 동안, 왼손이 내림 사장조의 노래를 부릅니다—마치 한 줄기 시냇물이 돌 위로 흐르는 것처럼. 슈베르트의 즉흥곡 하면 전 세계 음악 팬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바로 그 음악입니다. 피레스의 해석은 달콤함보다 서정이 앞섭니다. 45만 명이 이미 이 길을 걸었습니다.
2
즉흥곡 Op. 90 No. 1 다단조 (D. 899)
▶ 7.9천 회 재생 · 11분 05초
3번을 먼저 들은 뒤 다시 1번으로 돌아오면, 이 11분짜리 서막이 새롭게 보입니다. 어둡게 시작해 밝아지고, 다시 어두워지고, 마지막에 긴 코다로 여운을 남기는 이 곡은 하나의 완결된 드라마입니다. 즉흥곡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치밀한 구성—피레스는 이 구조를 한 치도 흩트리지 않으면서 동시에 완전히 즉흥적으로 들리도록 연주합니다.
3
즉흥곡 Op. 142 No. 3 내림 나장조 — 주제와 변주 (D. 935)
▶ 10만 회 재생 · 13분 04초
Op. 142 네 곡 중 가장 유명하고 가장 긴 곡. 슈베르트의 로자문데 발레 음악에서 빌려온 주제가 다섯 개의 변주를 거치며 변모하는 과정이 13분 동안 펼쳐집니다. 각 변주마다 색채가 달라지고, 피레스는 그 변화를 극도로 섬세하게 다룹니다. 변주곡 형식에 대한 가장 훌륭한 입문서이기도 합니다.
4
피아노 소품 No. 2 내림 마장조 D. 946
▶ 1.7만 회 재생 · 12분 29초
슈베르트가 죽기 몇 달 전에 쓴 이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단조로 긴박하게 달리다가 갑자기 내림 마장조로 전조되며 환하게 열리는 중간부—그 순간이 이 음반 전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목 중 하나입니다. 슈베르트가 죽음을 앞두고도 이런 음악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이 경이롭습니다.
5
알레그레토 다단조 D. 915
▶ 3.5만 회 재생 · 5분 41초
Op. 90과 Op. 142 사이에 피레스가 배치한 이 짧은 소품은 앨범의 비밀스러운 보석입니다. 즉흥곡들의 화려함과 규모 사이에서, 이 다단조의 알레그레토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는 것 같습니다. 피레스가 이 곡을 두 묶음 사이에 넣은 것은 탁월한 편집 감각입니다. 이 곡이 없다면 앨범 전체의 호흡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음반을 마치며

슈베르트는 서른한 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즉흥곡들은 그 마지막 2년의 기록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이 음악들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슬프지만 아름답고, 어둡지만 빛납니다.

피레스가 이 여행에
'장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가
127분을 다 듣고 나면
분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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