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음악산책 · Album Essay
마리아 주앙 피레스 · 장대한 여행

Maria João Pires — Le Voyage Magnifique
Schubert: Impromptus Op. 90 · Op. 142 · Klavierstücke D. 946 · Deutsche Grammophon
Deutsche Grammophon
즉흥이라는 이름의 고백
'즉흥곡(卽興曲)'이라는 이름은 조금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즉흥적으로, 그 순간에 만들어낸 음악이라는 뜻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슈베르트의 즉흥곡은 다릅니다. 치밀하게 구성된 형식 위에, 마치 아무것도 미리 계획하지 않은 것처럼 흘러나오는 서정—그것이 즉흥곡입니다. 자연스러움이 가장 어려운 예술입니다.
슈베르트는 생의 마지막 2년인 1827년과 1828년에 이 즉흥곡들을 썼습니다. 피아노 소나타의 엄격한 형식보다 더 자유롭고, 짧은 춤곡보다는 훨씬 깊은 이 작품들은 슈베르트의 내면이 가장 솔직하게 드러나는 음악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리고 피레스는 이 음반에 《르 보야주 마니피크(Le Voyage Magnifique)》—'장대한 여행'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슈베르트의 즉흥곡들을 하나의 긴 여행으로 듣겠다는 선언입니다.
"슈베르트의 즉흥곡은 단순한 소품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의 일기입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전혀 다른 감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마리아 주앙 피레스, 앨범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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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분짜리 이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긴 여행입니다. 피레스가 '장대한 여행'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분을 위해 다섯 곡의 길을 먼저 냅니다.
슈베르트는 서른한 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즉흥곡들은 그 마지막 2년의 기록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이 음악들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슬프지만 아름답고, 어둡지만 빛납니다.
피레스가 이 여행에
'장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가
127분을 다 듣고 나면
분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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